오지캠핑의 성지, 정선 미락숲을 아시나요

개인적으로 매년 이맘때를 가장 좋아한다. 엘로우그린 빛깔을 띤 신록이 무섭게 돋아나는 이맘때. 이양하 수필 신록예찬을 접한 이후로 내내 신록이란 단어와 그 빛깔, 돋아나는 시기 모두는 내게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이렇게 1년중 2-3번 정도의 주말을 통해서만 깊숙한 곳에서 더 강렬하게 피어 오르는 신록을 온몸으로 느껴보아야 하는 건 내게 있어 일종의 연례행사이다. 이 중요한 타이밍에 정말 운좋게도 르노삼성에서 진행하는 QM5캠핑 이벤트에 당첨이 되는 바람에, 지난해 가을부터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오지캠핑의 성지를 다녀오게 되었다. 어흥-!

이름하여 정선 미락숲. 이름에서부터 뭔가 풍기는 낌새가 다르다.

강원 정선군 임계면 낙천리에 소재한 미락숲은 홍수 때 골지천의 범람으로 인한 토양유실을 방지하고 하천변 물살의 흐름을 완화하기 위해 조성된 수해방지림이다. 지금은 인근 주민들의 편안한 쉼터로서  기능하는 동시에 훌륭한 캠핑장으로서도 오지캠퍼들 사이에 입소문 난 곳이다.

강원도 정선 산골짜기 중에서도 깊고 깊은 골짜기 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막 새잎을 터트려내는 초봄의 생명력을 흠뻑 섭취할 수 있으니, 안 가면 무조건 손해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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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훌륭한 QM5 풀옵션 신차에 루프탑 텐트와 4인기준 캠핑장비를 풀로 대여해 주었다.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QM5 오너로서 르노삼성을 좋아라 했는데, 이런 귀한 이벤트 기회까지 제공하니 더욱 사랑해 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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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바로 정선 미락숲이라 하겠다. 하천 중간에 있기 때문에 안쪽 마을로 들어가는 다리 위에서 본 모습이다. 유럽 여행에서 봄직한 느낌의 호젓함과 미려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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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꼬박 5시간 반을 달려 도착하니 어느 덧 해가 넘어가는 중이다. 오지라면 이정도는 들어가 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버틴 지도 이미 오래다. 아마 역대 캠핑을 다녀본 곳 중에 가장 꼬불꼬불 멀리 깊숙히 들어갔던 곳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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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락숲 외곽에서 안쪽으로 바라본 광경이다. 콘테이너 박스가 다소 어색했지만, 숲 자체가 주는 분위기를 틀어버리는 데엔 역부족인 듯. 한참을 바라보고 서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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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QM5 자태를 한컷 더 담아놓고 사이트를 구축하기 시작한다. (이벤트차량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초록색 줄무늬 부분 랩핑은 다소 촌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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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탑 텐트도 세팅완료. 생각보다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었으며, 내부 역시 넓고 아늑했다. James Baroud라는 브랜드의 제품이었는데, 꽤 만족스러웠다. 오랜만에 조우한 후배놈이 자리를 먼저 꿰차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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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 Peak 어메니티돔 텐트에 헥사 타프, 그리고 매트/플로어 시트까지 풀세트에다가, 4인기준 테이블/의자, 화로, 식기류, 코펠, 랜턴, 키친테이블, 아이스박스, 침낭/베개 등도 모두 Coleman 새 제품으로 풀 제공받았다.

Snow Peak 제품은 역시 명불허전.. 어렵게 참아 왔었는데, 미친 곡선과 색감을 보고 나니 도저히 안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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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캠핑의 베스트 샷은 바로 요거. (후배 녀석이 찍어 주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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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구축을 끝내자마자, 준비해 온 술과 숯과 고기 덕분에 정신을 잃게 되는 건 늘 반복되는 뻔한 이야기. 실로 오랜만에 기억에 오래 남을 멋드러진 한판을 치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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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봉화로 넘어가는 미친 고갯길에서 또 한 컷. 도무지 정체불명의 현기차 디자인 보다는 훨 나은 것 같다. QM5 타본 사람만 알 것이다.

이번 주말 QM5와 함께 달린 거리를 따져보니, 서울에서 정선까지 그리고 봉화, 안동을 거쳐, 포항을 찍고 서울로 복귀하는 총 1,200여km의 대장정이었다.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약간의 흙길, 자갈길 등 전천후 드라이빙 체험을 제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뭐 QM5 오너라 그럴 수도 있지만, 주행 안정감, 가속력, 연비, 제동력, 안락함, 편의시설 등 모두가 어디 하나 빠지지 않고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여정이 더욱 더 흥에 겨웠던 것 같다. 한가지 흠이라면, 역시나 동호회에서 지적했던 바와 같이, 초반 스타트가 약간 굼뜬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내겐 그리 중요한 주행성능은 아니라 상관없지만, 다른 분들에겐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아찔했던 강원도 오지 정선 미락숲에서의 순간들이 너무 진해, 이번 주말도 근교로 어떻게든 다녀올 기세다. 올해는 좀더 오지를 찾아다녀야 하겠다는 욕심도 덩달아 기운을 차리는 것 같다. 장비 자랑, 주량 자랑 으로 다소 퇴색된 오토캠핑장과 이제는 숯과 장작이 금지된 국립자연휴양림을 떠나고 싶다면 그 첫단추로 이곳, 정선 미락숲을 꼭 다녀와 보길 진심으로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