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생산성 누수 현상


-출처: http://www.baenefit.com/2012/07/blog-post.html?spref=fb&m=1

몇일전에 내 페이스북 친구가 wall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미국에 와서 밤에 일하기를 매우 즐기고 있는데 밤에 일하는 기분이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에 한국에 다녀오며 다시 느꼈는데, 여기서는 해가 지면 집중이 되며 정신이 맑아지는 반면 한국은 해가 지면 빨리 누군가와 약속을 잡고 한 잔 빨러 가야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만 줄여도 생산성이 30%는 올라갈거다.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가 술 권하는 사회고 이로 낭비되는 국민들의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아깝다.”

내가 이번에 한국에서 느꼈던 점을 그대로 표현하는 글이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건 아니라서 다행으로 생각하고 이에 대해서 몇자 적어본다.

나는 이번에 한국에 약 한달 동안 머물다 방금 LA로 돌아왔다. 한달이 짧은 기간은 아니지만, 오랫만의 출장은 너무나 짧았고 엄청나게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다. 하루에 평균 4개의 미팅을 했는데 결국 시간이 모자라서 저녁 약속도 거의 매일 있었다. 서울의 밤거리는 내가 한국에서 일했던 2007년보다 더욱 더 술에 취해있었다. 식당이건 술집이건 상관없이 아예 앉아마자 소맥으로 시작해서 완전히 떡이 되도록 마시는걸 보면서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과 처음으로 조국에 대한 걱정까지 해봤다.

한나라를 지탱하는 척추와도 같은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제일 심했다. 도대체 월요일부터 술을 이렇게 퍼마시면 이 사람들은 아직 4일이나 남은 한 주 동안 어떻게 살아남을까? 그리고 일은 언제 할까? 해답은 간단했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대부분은 일을 별로 안하는거 같다. 밤새도록 퍼마셔도 어쩔수 없이 그 다음날 정시 출근을 하면 아무리 체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오전내내 일을 거의 못한다. 점심때 해장국 한그릇 먹고, 오후에는 담배 한대 피고 동료들과 커피 한잔 하면서 노가리까다보면 오후 3시 정도 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한다. 그러다보니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야근해서 피곤하니 집에 가기 전에 간단하게 한잔 하고 가면 12시가 훌쩍 넘는다. 이런 악순환이 연속되니 생산성이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사회상을 반영하듯 한국은 모든게 늦게 열고 늦게 닫는거 같다. 미국은 스타벅스가 새벽 5시30분에 열어 8시면 문을 닫는다 (그리고 그 새벽에도 커피사려고 줄 서있는 직장인들이 꽤 있다). 한국은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이 8시가 넘어서야 문을 열고 거의 밤 11시까지 영업을 한다. 새벽 6시에 운동가면서 보니 골목골목 그 전날 술먹고 비틀비틀 귀가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엄청나게 많았다. 오히려 2007년보다 더 심했다.
식당이랑 술집은 말할것도 없었다. 청담사거리 뒷골목의 많은 식당들은 밤 11시에도 바글바글거린다. 미혼이라면 모르겠지만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 도대체 이렇게 늦게까지 술을 먹고 집에 안들어가는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 ‘비즈니스’ 때문에 술을 늦게까지 먹는다는데 이것도 한두번이지, 대부분 다 핑계다. 나도 한국에서 일해봤지만 술 늦게까지 안 먹고 회식 자리 몇번 빠져도 회사 안 망하고 세상 안 망한다. 오히려 그 다음날 맑은 정신으로 회사 나와서 남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회식을 빠지면 직장상사와 동료들한테 미움 받고 찍힌다고 한다. 상관없다. 어차피 그런 이유때문에 사람 병신 만드는 상사와 동료는 인생에 도움이 안된다. 이젠 정말로 실력으로 승부하는 세상이다.

미국과 유럽의 직장인들이 매우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국에 꽤 많다. 내가 이 글을 통해서 확실히 말해주고 싶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내가 아는 미국인들, 엄청나게 생산적으로 일한다. 아주 일찍 일어나서 근무시간에는 전혀 딴짓 안하고 일만 한다. 한국같이 12시 되면 우루루 같이 나가서 점심을 먹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다. 빨리 일하고 집에 가려고 집에서 점심을 싸오거나 아니면 간단하게 샌드위치 먹으면서 점심 시간에도 일한다. 그리고 6시에 정시 퇴근한다. 회식이란 문화는 미국에는 없다. 신입사원 환영회나 아니면 축하해야할 일이 있으면 대부분 점심을 하거나 아니면 회사에서 조촐하게 맥주 한 캔씩 한다(오후). 저녁을 먹을때도 있지만 이건 말 그대로 강제성을 띄지 않는 ‘저녁’이다. 6시에 퇴근해서 이들은 가정으로 돌아가고 그때부터는 책임감있는 남편, 아내, 엄마, 아빠가 된다. 그리고 푹 쉬고 스트레스 풀고 그 다음날 다시 일찍 출근한다.
이렇게 일하니까 일년에 3주씩 휴가를 갈 수 있다. 그만큼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다. 뉴스에서 프랑스 사람들 한달씩 바캉스 가는거 보면서 “저놈들은 언제 일하냐”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우리나라 사람들 술먹고 술취해서 허비하는 시간을 더하면 한달도 훨씬 넘는다.

물론,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것이다. 회식이나 동료들과 술먹는거는 자랑스러운 한국의 직장 문화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제 세계를 상대로 경쟁을 해야한다. 누가봐도 한국의 이런 무절제 술문화는 생산성을 갉아 먹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렇게 누수되는 생산성을 코피터지면서 밤새 일하는걸로 땜빵하고 있지만, 이런 미봉책이 평생 갈 수는 없다. 근본적인 대책과 변화하려는 의지와 자세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옳은 의견이라 전적으로 동감한다. 우리 나라만의 특수한 문화에 대한 부정은 아니지만, 일부의 왜곡된 인식과 강요, 좋은 것을 지나치게 지엽적이고 이기적으로 활용하려는 태도 등은 이제 좀 바꿔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