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국제 사회적기업가 컨퍼런스(주최: 아름다운가게)를 다녀갑니다.


갑작스레 쌀쌀함이 한껏 예리해진 화요일 아침,
아름다운 가게에서 주최하는 2011 국제 사회적기업가 컨퍼런스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사회”에 다녀왔다.


뭐 여러가지 목적에서 일 것이다.

사회적 기업, 착한 기업의 영역에서 새롭게 찾아볼 수 있는 비즈니스 분야에 고민을 해결하기 위함,
얼마전 시작한 조심스런 작은 사업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을까봐,
함께 일하는 후배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주고 싶어서,
높디높은 맑디맑은 가을하늘 아래 책상앞이 아닌 캠퍼스속의 잔디와 나무그늘이 그리워서, 등등

뜨듯한 자본주의다 사람에게 향해야 한다 이렇게 고통속의 사람들의 가려움을 긁어주는 척 하던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 속에 좀 제대로 알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다.

특히, 자생적으로 나름의 성공스토리를 탄생시키고 있는 글로벌/국내 사회적 기업들의 임팩트들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나 혹은 이를 지원하기 위한 기관, 사회적 투자시스템 등은
대체 이때 즈음해서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는지 머하는지에 대해 궁금했었다.

첫번째 세션부터 나의 눈과 귀를 끌어당긴다.
사회적기업을 만드는 사회를 위한 투자 측면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일랜드의 Clann Credo라는 사회적 투자펀드에서 금융팀장을 맡고 있는 짐 보일 씨의 “사회적 목적을 위한 금융”란 주제다.
사회적 경제섹터를 개발하고 이를 지역사회 및 사회적기업 부문별로 배당을 하고 있으며,
현재 운영중인 기금의 규모는 약 2,000만 유로… 꽤 큰 규모다.
지난 15년간 사회적기업과 비영리조직을 위한 다양한 금융/오피스/훈련/리서치 지원사업 등을 펼쳐왔다는 이야기였다.

* 클란 크레도 홈페이지: http://www.clanncredo.ie/default.aspx?m=1&mi=41

조금 놀라운 내용이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에 쏟아붇는 각계각층의 각고의 관심과 노력 등에 비해
이와 같은 소규모공동체/경제적 빈곤층에 대한 금윰지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연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소식이란 바로 이런 실질적인 혜택이 컨텐츠의 핵심이 되는 소식일텐데 말이다.
조금만 눈을 돌려 바라봐야겠다는 조바심에 잔뜩 움츠려들어버렸다.ㅜ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세션은 Orgdot 대표 김진화 씨의 “윤리적패션을 지향하는 소셜벤처”이다.
일전에 이미 알고 있던 오르그닷이었고 그 사업목적과 내용에 대한 내용도 잡지를 통해 접한 적이 있던 터라,
그냥 그 대표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김진화 대표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다.
특히 한국의 사회적 기업을 향한 정책적 비판을 강하게 내비추었다. 다 맞는말이다.
이번 시장보궐선거, 아니면 내년 총선과 대선 전에 이런 이야기가 좀더 공론화되어
좀 생각들 좀하고 챙기고 다니라고 내 입장을 내고 싶다. (나꼼수에 한번 출연해주세요.)

* 오르그닷 홈페이지: http://orgdot.co.kr

그래, 현재와 같이 단순한 인력지원 형태의 사회적 기업 지원은 맞지 않다.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회적 기업의 대표들은 마케팅/기획/전략/회계/인사 등
대부분의 업무영역을 스스로 해결하고 있고,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인데, 여기에다 인건비를 지원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부의 방식은
CEO의 실제 중요업무를 제쳐두고 그 인건비를 지출하고 있는 인력들의 관리에만
힘을 쏟게 하는 꼴이니 될 턱이 있나.
실제 사회적 기업의 비지니스 상황을 좀더 이해해서
그 플랜의 완성도를 키우기 위한 사회적 자원의 재분배가 필요한 것이다.

단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라는 선거용 미끼, 대중에게 인기를 얻기 위한 빈깡통의 요란한 소리 말고
사회적 사업에 도전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경쟁력을 어떻게 뒷받침해 줄까
이런 생각을 기본적으로 해봐야 한다는 말이다.

김진화 씨는 이를 위해 민.관.기업들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이것의 하모니를 고려한 지원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절대 맞는 말이다.
뭐 관이 붙었다 하면 되는 일도 잘 안되는 터였으니 초기정착의 어려움은 있을 수 있겠지만,
앞으로를 위해 시작이라도 좀 해봅시다.
이전에 지식경제부의 지역연고육성사업 과 같은 예를 참조 해 본다면, 충분히 그 좋은 예를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감동스럽게 흠뻑 강연에 빠졌다가 점심시간이 되었네.

이번점심은 “소풍가는 고양이”이라는 사회적 기업 요식업체에서 협찬을 해주었다고 한다.
유기농 국산 재료에 MSG 무첨가, 일회용품 제로 등등 앞서 설명을 해주신다.
홍대 앞에 오프라인 매장도 보여주신다. 한번 가봐야겠다.
그래 어떤 도시락이길래 궁금해진다. 마침 출출한 터라 입에 침이 줄 흐른다.

어머나, 놀라운 엄마손맛표 도시락이 컨퍼런스 회의실 내 자리로 배달이 된다.


여기에다 장국까지, 조촐하지만 흥나게 먹을 수 있었다.
더욱이 컨퍼런스에 함께 한 모든 참가자들이 도란도란 소풍나온 마냥 즐거운 식사를 하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어서 두번째 세션은 사회적기업 지원기관 대표님들께서 말씀을 이어 주셨다.
영국 최고의 사회적기업 지원기관인 레드오커 우대이 태커 상임이사,
홍콩 사회적기업 비즈니스센터 선임팀장 제시카 탐,
그리고 희망제작소 소기업발전소 문진수 소장 님께서 이어 주신다.


뭐 그닥 기억에 남는 대목은 없었다.
모두들 내가 모르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엄두도 내지 못하는 다양한 지원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었던 점만 남는다.
아쉬운 부분은 본인들의 역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에 대해 약간의 자랑조로 소개되는 느낌이 있었던 점이다.

나름 가장 기대했었던 문지수 소장님의 말씀도 그닥 별다른 강조점이 없었다.
희망소기업을 필두로 한 다양한 국내 사회적 소기업 지원사업에 대한 여러가지 프로젝트들을 소개받았지만,
앞서 소개된 해외사례들에 비해 아직 스케일이나 운영주체가 생각하는 사업영역의 폭 자체가 좁음을 통감한다.

드디어 마지막 세션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사회적기업가들 분께서 본인들이 진행중인 사업현황 소개와 느낀 점 등을 말씀해 주신다.

베트남의 저소득층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 에코라이프 사의 응우이엔 투후 공동창립자,
공신닷컴 강성태 대표와 트래블러스맵 변형석 대표 가 연사이다.

역시나 강연내용은 기업 홍보의 색깔이 짙어 아쉬웠지만,
나머지 세션보다 길었던 대담은 주목할 만했다.

변형석 대표의 말씀중 한가지 기억에 남는 대목을 잠깐 옮겨본다.
문제가 되는 것,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을 해결하고 싶어서 사회적 기업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시작을 해야 하며, 그 정의에 따라 방향을 설정하여야 한다.
사회적 기업으로 포장을 해서 하나의 마케팅수단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 참 맞는 말이다.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은 나조차도 약간의 이런 후진 생각을 안해보진 않았다 할 수 있으니, 참 부끄럽다.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의 이 멘트도 기억에 남는다.
이전 벤처육성사업의 형태와 동일한 구조로 현재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벤처와 사회적기업은 전혀 다른 성격의 문제이고
또 벤처육성지원 정책의 다양한 문제점이 너무나 잘 드러나고 교훈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또 똑같이 하려 하느냐

얼마나 안타까운 현실인지 또한번 통감하는 순간이다.
쓸데없는 생색내기 시장 한복판에 가서 상인들 생업 방해나 하지말고,
오늘 같은 이런 곳에서 좀들 느끼고나 가시지…

행사가 이렇게 종료되었다.
이리도 어처구니 없는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의 안타까운 현주소를,
글로벌 선진사례를 적극 배움으로써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사회적 기업 양성에 힘쓰는 많은 이들의 노력을,
사회적 기업을 향해 꿈을 꾸고 있는 많은 젊은 친구들의 뜨거움을,
아무리 사회적 기업이라도 모두 다가 순백색의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씁쓸함을,
뭐 이런 것들을 느낀 시간이었다고 본다.

하늘이 맑고 높으니, 노을빛이 매우 투명하고 산뜻하다.
성균관대를 내려오며, 다음 컨퍼런스 땐 우리 끄라마도 하나의 사례가 되어있기를 한번 바래본다.

아그리고, 오늘 행사에는 일회용품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그리고 생수는 아리수가 나왔다. 맛이 괜찮았다.

그럼 이만-